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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훈육

고운남 2024. 11. 24. 08:41

《조선 영조 때 대학자 
   이재(李縡) 어머니의 훈육​》 

​조선 영조 때의 이름난 학자 이재(李縡)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에게서 양육을 받으며 자라났다. 

​그가 12세가 되던 해 어머니는 그를 데리고 작은 아버지이자 당대의 정치가인 이만성을 찾아갔다. 

 

​"아버지 없이 자라는 까닭에 이 아이의 앞날이 잘못될까 걱정이 됩니다. 
이 아이를 맡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괜히 귀한 집 아들에게 매를 들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거절했으나, 어머니는 끝까지 맡아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였다. 

​결국, 
그날 이후로 이재는 작은 아버지의 집에 기거하며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며칠 뒤 이만성이 형수, 즉 이재의 어머니를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형수님, 용서해 주십시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
글쎄, 
글을 읽으라고 분부하고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마당에서 장난을 치고 있지 뭡니까. 

​그래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려고 매를 들었는데, 그게 잘못되어 그 녀석이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시동생의 말을 듣고 난 이재의 어머니는 한참동안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더니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어찌 제 자식놈이 미워서 매를 드셨겠습니까 !
다 잘되라고 한 일인데 제 명이 짧아 그렇게 된 것이겠지요." 

 

​이만성은 형수의 태도에 깜짝 놀라 일어서다 말고 다시 자리에 앉아 사실을 털어놓았다. 

​"형수님, 용서 하십시오. 
실은 모두 거짓입니다.
제가 형수님을 시험한 것이었습니다. 
형수님께서 그렇게까지 저를 믿고 아들을 맡겨 주셨으니 이제부터라도 더욱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어머니와 작은 아버지의 훈육을 받고 자란 이재는 20세 되던 해 과거에 급제하고,
문인으로 조선을 대표하는 대학자가 되었다

(받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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