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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생돌쭌
어느 날 한 노스님이 산길에 앉아 있는데, 한 젊은 스님이 지나다가 물었다. “오는 중[僧]입니까? 가는 중[僧]입니까?”분명 노스님을 희롱하는 언사였기에 곁에 있던 시자(侍者)가 발끈했다.그러나 노스님은 태연하게 한마디했다. “나는 쉬고 있는 중(僧)이라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유머로 한방 먹인 이 분은 바로 경봉(鏡峰·1892~1982) 스님이다. 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준 이도 경봉 스님이다.“버리는 것이 바로 도(道) 닦는 것”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사찰 화장실에 해우소라는 이름을 붙인 이는 경봉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된 때의 일이다.당시 통도사 극락암 호국선원 조실로 있던 경봉스님은 두 개의 나무토..
나를 위로하는 음식영어 단어 중에서 'comfort food'는나를 위로하는 음식을 뜻합니다.1970년대 미국의 여배우인라이자 미넬리(Liza Minnelli)가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사용하면서대중화된 단어입니다.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뜻하는'소울푸드(soul food)'와는 살짝 다르게위로를 주는 음식은 먹을 때도 행복하지만,먹은 후에는 마음속까지 편안해지는음식입니다.사람들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몸과 마음이 외롭고 공허할 때,특별한 음식을 먹거나 추억이 깃든 음식으로위로받기도 합니다.사람들은 각자의 성향이나 문화, 연령마다좋아하는 위로의 음식이 많이 다른데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위로를 받는음식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1. 떡볶이2. 치킨3. 김치찌개4. 삼겹살5. 삼계탕그..
젓가락질 vs 포크질어느 날 저녁 식사 때 8살 어린 아들의젓가락질이 서툴자 아빠가 말합니다."아들아, 젓가락질 잘해야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단다.이렇게 중지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엄지로 눌러주렴.검지는 힘을 빼고 재치 있게 움직여야 해."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될 젓가락질이지만그 과정을 바라보는 아빠에게는 나름의인내심이 필요합니다.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젓가락질은 사실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삶과도 비슷합니다.젓가락 두 짝, 서로의 높이를 잘 맞춰야 하는데높이 있는 쪽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낮추고낮은 쪽은 위축되지 말고 자신 있게높여야 합니다.이렇게 젓가락질을 잘하기 위해서는무려 30여 개 관절과 64개 근육이 함께합니다.많은 부분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일 때가능한 것입..
존경은 받았으나 사랑은 못 받았다.그래서 외로웠다.다르게 산다는 건 외로운 것이다.세속적인 문필가로 교수로, 장관으로 활동했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나는 실패한 삶을 살았다.겸손이 아니다. 나는 실패했다.그것을 항상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내게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내 삶은 실패했다.혼자서 나의 그림자만 보고 달려왔던 삶이다. 동행자 없이 숨 가쁘게 여기까지 달려왔다.더러는 동행자가 있다고 생각했지만,나중에 보니 경쟁자였다. 이어령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에서 남긴 말이다.정기적으로 만나 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야 그삶이 풍성해진다.나이 차이, 성별, 직업에 관계없이 함께 만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외롭지 않을 것이다.조용히 얘기를 듣고, 얘기를..
그리고 상상하라"봄을 그리려 함에 버드나무나 복숭아꽃이나살구꽃을 그리지 말지니. 그저 봄만 그려라."라는글이 있습니다.'봄'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해 보면보편적으로 개나리나 진달래 철쭉 등봄꽃이나 벚나무와 같은 것을떠올릴 것입니다.그러나 살짝만 자유로이 생각하면'어머니'와 '그리움'이 떠오를 수도 있고전혀 엉뚱한 것이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위의 글은 뻔하고 진부한 것을 그리지 말고지금 막 떠오른 '그것'을 그리라고 요구합니다.조금 특별하고 근본적인 것을 그리라는뜻이기도 합니다.때론 상상하는 것이 현실보다 강할 때도 있습니다.상상을 통해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것들은과거에 그것을 상상했던 사람들의 상상력이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우리가 상상하는 그 순간부터그 상상은 ..
균형을 이루는 다름"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저서 '월든' 중의 한 구절입니다.어쩌면 우리는 소담스럽게 피어나는아름다운 꽃일지도 모릅니다.그런 우리가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처럼성장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심지어 사과나무와 떡갈나무도서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성장합니다.그렇게 숲 속에는 모두 다른 걸음들이 있습니다.산의 기슭에는 언제나 봄이 먼저 옵니다.때로는 정상에 아직 겨울이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같은 산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지니기도 합니다.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여기와 저기가 다르고 저기와 거기가 다릅니다.그리고 그 다름이 한데 모여 아름..
'할랜'이라는 63세 노인이 있었습니다. '할랜'은 자기가 소유한 식당 및 숙박업을 몇 년 동안 경영해왔습니다. 그는 약 20만 달러의 돈을 받고 사업을 넘길 것을 제의 받았으나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2년 후 주정부에서 그의 사업장을 우회하는 새로운 간선 고속도로를 건설하였고,1년도 되지 않아 할랜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는 65세에 완전히 파산을 하게 되었고, 사회 보장제도로 나오는 적은 액수의 금액 이외에는 수입도 없었습니다. 사업을 망친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었으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으니 술을 마시며 신세를 한탄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할랜'은 피해자가 되는 것보다 ..
오늘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라는 것을 살펴보면서 이 속에 어떤 기적을 숨겨 두셨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만약 섭씨 한 1000도가 넘는 철판 위에 개미를 한 마리 올려놓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아마 순식간에 타죽고 말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뜨거운 철판 위에서도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서 기어 다닌다면 사람들은 야, 기적이 일어났다 할 것입니다.그런데 바로 이런 기적 속에서 우리는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지표면에서 중심까지 약 6400km 랍니다.그 중에서 지표면 흙의 두께는 15~35km 정도, 지구 전체 깊이에서 본다면 지표면은 불판 위에 올려진 철판 두께처럼 얇습니다.지구 중심 내핵의 온도는 약 4500도이고, 지표면은 15도 정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