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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 는 옮겨 심지 않는다

고운남 2026. 3. 7. 09:15

여러분은 노년에 누가 가장 상팔자라고 생각하십니까?

 

평생 악착같이 돈 모아 건물주 된 사람? 

자식들 명문대 보내고 의사 변호사 만든 사람? 

천만의 말씀입니다. 

살아보니 그게 다 부질없더군요. 

 

돈이 수백억 있어도 병실에 누워 콧줄 꽂고 있으면 그게 지옥이지 무슨 팔자입니까? 

자식이 잘나면 뭐 합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명절에 전화 한 통 없으면 그게 바로 독거노인입니다.

 

진짜 팔자 좋은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평범해 보여도 속을 들여다보면 

세상 근심 하나 없이 매일이 소풍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특별한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7~80이 넘어서도 자식 눈치 안 보고 남 부러울 것 없이 

당당하게 사는 진짜 팔자 좋은 사람들의 특징 다섯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죽을 때까지 내 집에서 떵떵거리는 사람. 

옛말에 금수저 흑수저 따지지만, 

노년의 진짜 최고의 수저는 바로 '내 집 수저'입니다.

 

아무리 자식이 잘나서 강남 타워팰리스에 산다 한들 

그 집에 얹혀사는 부모와, 다 쓰러져 가는 촌집이라도 

내 명의로 된 집에서 사는 부모 둘 중 누가 더 행복할까요?

100이면 100, 내 집 있는 사람입니다. 

 

늙어서 남의 집에 산다는 것, 

그것만큼 서럽고 눈물나는 일이 없습니다.

 

자식 집이요? 

그게 남의 집이지 어떻게 내 집입니까? 

아들 집은 며느리 집이고 딸 집은 사위 집입니다. 

 

합가해서 사는 순간부터 여러분의 인생은 난민 생활인겁니다. 

아침에 눈이 떠져도 며느리가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면 방에서 못 나갑니다. 

목이 말라 죽겠는데 냉장고 문 여는 소리가 탱크 소리처럼 클까 봐 침만 꼴깍 삼킵니다. 

화장실은 또 어떻습니까? 

볼일 보고 물 내리는 소리에 며느리 잠깰까 봐 

변기 뚜껑 덮고 조마조마하며 물을 내립니다.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똥도 못 싸는 신세, 이게 사는 겁니까? 

이건 징역살이만 안 했지 감옥 한가집니다. 

 

요양병원은 또 오죽합니까? 멀쩡한 정신으로 요양병원 침대에 누워 천장만 보고 있는 것만큼 끔찍한 고문이 없습니다.

 

밥은 닝닝하니 맛도 없고 옆 침대 김영감은 밤새 앓는 소리 내고 

간호사는 나를 어린애 취급합니다.

 

내 평생 일궈온 내 세상이 침대 한 칸으로 쪼그라드는 겁니다.

 

하지만 작더라도 내 집이 있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그곳은 내 왕국이고 내가 곧 법입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든 새벽에 일어나든 아무도 간섭 안 합니다.

 

더우면 런닝셔츠 바람으로 부채질하며 거실을 활보해도 되고, 

속이 더부룩하면 '뿌앙' 하고 천둥 같은 방귀를 퍼질러내도 누가 뭐라 합니까? 

오히려 "어이고 시원하다" 하고 혼잣말하고 웃으면 그만입니다.

 

남 눈치 안 보고 내 생리 현상을 내 마음대로 해결 할 수 있는 자유,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엄청난 행복입니다.

 

밥 먹는 것도 그렇습니다. 

며느리 눈치 보며 주는 대로 받아먹는 진수성찬보다 

내 집에서 양푼에 찬밥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 쓱쓱 비벼서 입이 터져라 먹는 

그 한 숟가락이 100배, 1000배 더 꿀맛입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

TV 채널도 내 마음대로 돌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집이 곧 나의 권력이자 생명줄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식들이 왜 명절에 바리바리 싸 들고 찾아옵니까? 

효심이 지극해서일까요? 

물론 그런 자식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부모님이 깔고 앉아 있는 

저 집, 저 재산이 탐나서 오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내가 내 집을 꽉 쥐고 있어야 자식들도 "어머니, 아버지" 하며 굽실거리지, 

집 팔아서 나눠주고 얹혀살면 그때부터는 찬밥 신세,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됩니다.

 

내 집 문서는 단순한 종이 조각이 아닙니다. 

자식 앞에서도 당당하게 허리 펴고 살 수 있게 해주는 마패이자 

늙어서까지 대접받게 해주는 면류관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자식들이 모시겠다, 

큰 집으로 가자 꼬셔도 절대 넘어가지 마십시오.

 

그 집 문턱 넘는 순간 여러분의 상팔자는 끝나는 겁니다. 

비가 새도 내 지붕 밑이 최고입니다. 

거동이 불편해서 지팡이를 짚더라도 

내 집 문턱을 넘나들며 사는 사람이 진짜 승리자입니다. 

 

죽는 그날까지 내 집 안방에서 따뜻한 아랫목 지지며 

내 밥그릇, 내 리모컨, 내 명의 꽉 쥐고 사십시오. 

그게 바로 황제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말년입니다.

 

2) 매달 꼬박꼬박 숨만 쉬어도 들어오는 연금을 받는 사람 

노년의 최고의 효자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명절 때 바리바리 선물 싸 들고 오는 큰아들도 아니고, 

매일 안부 전화하는 살가운 딸도 아닙니다. 

바로 매달 25일만 되면 어김없이 내 통장에 '딩동' 하고 꽂히는 공무원연금, 보훈연금, 개인연금입니다.

 

이 연금 삼총사야말로 불평 한마디 없이 

내가 아프거나 슬프거나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나를 부양하는 진짜 효자 중의 효자입니다.

 

냉정하게 한번 비교해 봅시다. 자식에게 용돈 받아 쓰는 삶과 내 연금 받아 쓰는 삶, 

그 질적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자식에게 용돈 받는 거 처음 한두 번이야 고맙고 흐뭇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길어지면 그 돈 받는 손이 점점 부끄러워지고 작아집니다. 

달마다 꼬박꼬박 들어오면 그나마 다행인데 자식도 사람인지라 

살다 보면 까먹을 때도 있고 형편이 어려워 건너뛸 때도 있습니다. 

 

그때부터는 피가 마르는 눈치 싸움이 시작됩니다. 

'오늘이 30일인데 왜 입금이 안 되지? 

며느리가 싫은 소리 했나? 사업이 어렵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전화해서 "얘야 용돈 안 들어왔다"라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마냥 기다리자니 주머니가 텅 비어서 친구 만나러 나갈 차비도 없습니다.

 

70, 80 먹은 노인이 자식 처분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그 심정,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내가 낳은 자식인데도 돈 앞에서는 내가 '을'이 되고 

죄인처럼 굽실거려야 하는 게 서글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내 이름으로 나오는 연금이 있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어깨부터가 다릅니다. 

누구 눈치 볼 필요가 있습니까? 

내가 젊은 날 피땀 흘려 보험료 내고 

국가가 보증해서 주는 내 정당한 권리인데 말입니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정확하게 돈이 들어온다는 그 안정감은 

노년의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강력한 신경 안정제입니다.

 

연금 받는 날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친구들 만나러 가서도 당당하게 "오늘은 내가 쏜다! 

짜장면 말고 탕수육도 시켜!" 하고 큰소리칠 수 있습니다. 

계산대 앞에서 신발 끈 묶는 척 안 해도 되고 지갑 꺼내는 손이 떨리지도 않습니다. 

주머니가 두둑하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집니다. 

밥 잘 사 주는 친구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이 늙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는데, 

지갑을 열려면 그 안에 돈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총알을 무한 리필해 주는 게 바로 연금입니다.

 

손주들 대할 때도 위상이 달라집니다. 

빈손으로 온 할아버지와 지갑에서 신사임당 몇 장 꺼내 주는 할아버지, 

손주들 눈빛부터가 다릅니다. 

 

"우리 할아버지 최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권력이고 발언권입니다.

 

내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며느리한테 "애들 과일 좀 사 먹여라" 하고 큰소리도 칠 수 있고, 

사위한테 "자네 운전하느라 고생했네"하고 기름값이라도 쥐여 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자식들도 나를 부양해야 할 짐이 아니라 도움 주는 든든한 어른으로 대접해 줍니다.

 

당장 내일 써도 또 다음 달에 채워지는 월 200~300만원의 연금 부자가 훨씬 팔자 편하고 속 편한 사람입니다. 

자식보다 믿음직한 평생의 반려자, 그 이름은 바로 연금입니다.

 

이 든든한 백 믿고 오늘 하루도 어깨 쫙 펴고 당당하게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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