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어느 낚시꾼의 일생 본문
한번쯤 따라가 본다.
고기 굽고 밥짓고 설거지도 해준다.
낚시보다는 매운탕에 소주가 더 좋다.
얻어든 2칸대로 피래미 두마리쯤 올려본다.
그래도 술마시는 것이 더 재미있다.
2칸, 2.5칸, 3칸대를 구입해 본다.
첫 출조에 빰치급 예쁜 붕어로 댓마리 올려본다.
릴대도 한번 던져본다.
바다 낚시도 따라가 본다.
릴꾼, 또는 루어나 플라이로 분가하기도 한다.
꽝의 비참함도 느끼지만 그래도 도전해 본다.
어쩌다 잘못걸린 잡고기 손맛을 안다.
밤낚시 케미 불빛의 황홀함도 알게된다.
이후로 찌맛을 조금씩 들인다.
밤낚시가 더 좋다는 것을 알게된다.
시간나는대로 떠나고 없으면 만든다.
아름다운 물안개에 취하기도 한다.
어쩌다 재수좋은 친구는 월척도 한다.
돈있으면 모두 장비에 투자한다.
책도 사고 연구도 하며 채비도 손수 만든다.
물가에서 싸움도 해본다.
거의 미친다. 가족도 안보인다.
3년 정도 지나야 자연 치유된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생각나면 한번씩 떠나 본다.
온갖 잡고기를 쫓아 다닌다.
간혹 여기서 루어나 플라이로 분가한다.
손맛도 알고 찌맛도 안다.
많은 살생을 한다.
어느덧 자신이 꾼이 되었다는걸 눈치챈다.
이젠 서둘지 않는다.
꽝을 쳐도 크게 섭섭하지 않다.
가끔씩 예전의 붕어 찌올림이 눈에 선하다.
이젠 장대 쓰기가 버겁다고 생각한다.
어느날 자신이 좋아했던 붕어밭으로 가본다.
발밑에도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대낚꾼은 역시 붕어였다고 결론 내린다.
거울앞에 선 누님처럼 물가로 돌아와 앉는다.
그러나 찌보는 시간과 먼산보는 시간이 비슷해 진다.
차츰 두대 펴는 것도 귀찮아 진다.
아들과 함께 물가에 가보고 싶어진다.
아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족하다.
오랫동안 물가에 못간다.
가끔 물가에 와도 지난날의 물가가 더 그리워 진다.
대를 접을 때마다 다시 펼수 있을까 두려워 진다.
물가를 걷기만도 해본다.
어느날인가 다시는 대를 펼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조용히 대를 접는다.
어느날인가 그 대낚꾼의 무덤에는 칸반대 한대가 같이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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