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추억의 밤낚시 본문

낚시(FISHING.つり)

추억의 밤낚시

고운남 2011. 5. 11. 19:46

 

 



빛을 밀어낸 저수지 한 켠
곶부리에서
채비를 하느라 마음까지 분주한 날
초승달 말없이 들여다 보고 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수면위로
달그림자 부서질 때
고행승이 두드리는 목탁은
심오한 귀의(歸依)의 경지
나는 지금
몰아(沒我)의 순간을 즐기고 있다
대자연에 녹아들면서...

미끼를 끼우고 기다렸다가
긴장.도취.해방
3박자 어우러진
챔질을 하면
지나간 시간들이 끌려나온다

시름을 잊자 하니
먼 데 불빛 한 점 날아와
찌 끝에 앉는다

깜빡깜빡 사십여년의
세월이 자맥질 한다

가슴 언저리까지 가득한 정겨움
한참만에 건져올린
뼘치급 붕어 한 마리
옛 시절 내모습으로 팔닥거린다

달마저 떠난 빈 호수
낚싯대를 담그면
흑백만이 지배했던 묵화(墨畵)가
동트는 새벽녘에 제 빛을 찾고
한 폭의 수채화 한 장 그려 놓는다



'낚시(FISHING.つり)'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낚시의 매력  (0) 2011.05.11
[스크랩] 전미낚시(옥내림의 새로운 정리)  (0) 2011.05.11
좌대  (0) 2011.05.11
낚시업체  (1) 2011.05.10
옥내림5자  (0) 201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