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밤낚시의 매력 본문
송귀섭<광주 무지개낚시 대표>
어디로 가는가? 우리 인생의 종점을 향해 나의 현재를 실어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렇듯 나는 멈추고 싶어도 시계바늘에 실려가는 내 인생은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이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며 낭비할 수 있는가?
인생을 두배로 사는 것은 내용적으로야 두배만큼 값지게 사는 것이겠으나 시간적으로는 각자에게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 아껴 눈 뜨고 느끼며 동적으로사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밤 방구석에서 TV 채널만 앞뒤로 돌려가며 죽치고 있는 시간은 내용적으로 죽은 시간이요, 토요일 퇴근해서 일요일 저녁까지 죽어라고 잠만 자는 시간은 필수 수면량 약 6시간을 제외하고는 시간적으로 죽은 시간이다.
아깝지 않은가?
이제부터 이 죽은 시간을 살리자! 정히 가정에 있어야 한다면 TV를 끄고 가족과 함께 윳놀이를 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밤바람을 쏘이러 나가자. 기왕에 밤바람을 쏘이러 나간다면 물가로 가자. 여름 물가는 산소량이 많고 생동력이 있다. 그리고 어둠의 물가는 고요한 사랑의 속삭임이 있다.
자, 이제 낚싯대 두어대 들고 물가로 가자.
'하늘의 별을 따다 수면 위에 꽂아 놓고…'
필자가 우리회원이 낚은 4짜를 어탁 떠면서 써 넣은 시의 첫 구절이다.
밤낚시를 가서 깜깜한 수면에 케미컬라이트 끝을 가지런히 맞춰놓고 고요히 앉아서 보면 여지 없이 하늘의 총총한 별을 따다 담궈 놓은 모습이다. 이렇게 캄캄한 물가에 고요히 앉아 있으면 보이는 것은 오직 찌 끝의 은은한 케미컬라이트 빛 뿐 너저분한 것이나 소란스러운 것이 없어져 마음도 고요해진다.
내 아내는 이런 고요한 밤낚시를 특히 좋아한다.
은은한 케미컬라이트 빛과 그 빛의 수직 상승이 그렇게 황홀하단다. 어쩌다 철퍼덕 거리며 힘써주는 붕어라도 낚아올릴 양이면 내곁으로 와서 기쁨의 포옹과 함께 뽀뽀도 한다. 또 어쩌다 황홀한 입질을 보이는데 헛챔질을 하고 나서도 황홀한 입질을 보았으므로 그 기념이라며 내의자 뒤로와서 목을 돌려 뽀뽀를 한다.
이럴 때면 나는 천국에 신선으로 와 있는 기분이다.
나이 50줄에 무슨 헤괴한 소린가 할지 모르지만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부부가 캄캄한 어둠 속에 가까이 앉아 조심조심 사랑을 나누는 이 쾌감이야말로 밤낚시에만 느낄 수 있는 환상의 오르가슴이다.
밤에 내가 살아 낚시를 하고 있노라면 주변도 살아서 생동한다. 대물이 튀는 철퍼덕 소리, 풀버레의가녀린 연주소리, 홍소개구리의 지축을 흔드는 우렁찬 울음소리그리고 한밤중에는 짝 잃은 슬픔을 노래한다는 소쩍새의 애달픈 울음소리, 새벽이 오면 건너편 산에서 사랑의 폰팅을 나누는 뻐꾹새 소리…. 이것들이 다 어우러져서 우리가 대자연과 더불어 살아 있음을 밤새 확인시켜 준다. 더구나 소쩍새가 한밤중을 지내며 노래할 때 쯤에 따끈하게 끓여 마시는 커피맛이란 천국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맛 아니겠는가?
밤낚시를 위한 장소는 우선 차량의 진출입이 용이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밤낚시가 잘 되는 낚시터라야 한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대부분의 낚시터에서 밤낚시가 이루어지나 장소에 따라서는 이상하리만큼 밤낚시는 되지 않고 낮에만 입질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그동안의 경험과 주변 정보에 의해 밤조황이 있는 장소를 선정해서 출조를 해야 즐거운 낚시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장소가 선정되면 출발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 기본적인 낚시장비 및 비품이야 평소대로 하면 되겠으나 추가적으로 준비해야할 사항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붕어는 밤이 되면 낮은 쪽을 회유하며 접근한다. 낮에는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접근라지 않는 곳도 밤이면 어둠을 타고 그 활동범위를 가장자리 쪽으로 확산하며 접근하게 된다. 더욱이 적당한 수초가 주변에 있고, 사람 발길이 소란스럽지 않은 곳이면 크게 경계심을 갖지 않고 접근 한다. 따라서 밤낚시 포인트는 수심 2m 이내 상류쪽 물골에 가까운 곳이나 가장자리 수초가 분포해 있는 공간에 형성된다.
정반대로 제방 석축 앞이 유리할 때도 있다. 그 이유는 새우 등 밤에 활동을 하는 붕어의 먹이 대상 생물이 수심이 낮은 가장자리 수초 부근이나 낮은 물골지대 또는 제방 석축에 연하여 주로 서식하면서 야간에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밤낚시를 위해 포인트를 선정할 때는 밀생한 수초구멍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수초 주변과 수초 사이 공간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물론 능력이 있어서 좁은 수초구멍을 공략하면 대불을 만날 확률은 높겠으나 여러차례 반복하여 찌를 세우기 위해 툼벙대거나 바늘로 수초를 걸어 소란을 피우게 되면 오히려 좋은 낚시를 할 수가 없다. 또 눈에 보이는 정수수초가 적당히 있는 곳이면 포인트로써의 가치가 있으며, 전혀 수초가 없는 낚시터라면 잔체적인 형태에 따른 붕어의 예상 회유 수심대와 활동지역을 예상하여 포인트 해야 한다.
밤낚시 포인트는 정숙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수초분포나 기타 여건이 유리한 포인트라도 사람 발자국 소리나 불빛 또는 옆 사람의 툼벙거리는 물소리로 인해 소란스러우면 있던 붕어도 슬며시 빠져 나가고 만다. 특히 사람의 발자국 소리는 물 속 멀리까지 영향을 주게 되므로 일단 자리를 잡고 밤낚시에 돌입하면 움직임을 최소화 해야 하며, 만약 움직일 필요가 있을 때는 뒤로 우회하거나 발의 충격을 최소화 해야 한다. 이런 정숙유지가 도저히 안되는 포인트라면 애초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밤낚시에서의 대편성은 낚싯대 사용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낚싯대의 길이는 1.5칸부터 3칸 이내까지 가급적 짧은대 위주로 편성을 하고, 낚싯대 간의 간격은 한 눈에 통제가 가능한 시야 범위 내에서 활용을 해야 한다. 특히 물의 흐름이 있거나 바람이 불 때는 어둠 속에서 줄의 엉킴을 방지하기 위해 물이나 바람의흐름 아래쪽에 긴대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밤낚시터에 가보면 찌를 높이 세워 혼란스럽게 배치해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 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는 밤에는 어둠 때문에 케미컬라이트의 그림자가 밑에 또 생기게 되므로 찌를 높이 세워두고는 눈이 혼란하여 입질을 분별하기가 어렵다.
둘째는 미세한 입질이나 1차 예신의 경우 식별이 안된다.
셋째는 찌맞춤의 효과가 감소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찌 끝네 케미컬라이트가 꽂혀 있어 찌톱의 무게가 더해졌는데, 찌톱이 수면 위로 몇 마디씩 더 노출되면 그만큼 무게가 가중되어서 바닥에 있는 봉돌에 그 무게가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좋은 입질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진다.
넷째는 밤낚시 특유의 찌맛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밤낚시의 가장 큰 맛은 어둠 속에서 이루어지는 환상적인 찌맛이다. 그 찌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찌에 꽂은 케미컬라이트 상단부의 끝이 수면과 일치하도록 하여 캄캄함 속에 하나의 점으로 보이게 해놓아야 한다.<그림>
이렇게 해 놓으면 아주 미세한 예신에도 '반짝'하는 찌움직임이 보이게 되며, 예신 때 케미컬라이트가 슬며시 솟다가 멈칫한 후 본신에서 서서히 밀고 올라오게 되면 그림자까지 포함하여 주간에 올리는 찌의 두배는 그 찌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주변이 캄캄한 가운데 은은한 빛을 머리에 이고 서서히 솟아오르는 그 찌맛이란 그야말로 가슴 쿵쾅거리는 설레임과 더불어 성교의 클라이멕스에 견줄만한 황홀경이다.
밤낚시 미끼 사용은 낮낚시와 크게 구분할 필요가 없고 스스로 즐겨 쓰는 미끼를 사용하면 된다.다만 대물을 겨냥한다면 참붕어나 납자루, 새우 등의 생미끼나 메주콩을 사용하면 되고, 야행성 잡어가 귀찮게 설칠 경우에는 지렁이보다는 콩알 떡밥낚시를 하는 것이 좋다. 콩알낚시의 경우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사용한다.
기본 찌맞춤은 낚시꾼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일 것이다.
다만 밤낚시에서는 별도로 지맞춤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러 있어서 그 허와 실을 짚어보고자 한다.
정말 낮낚시에서 밤낚시로 전환할 때 꼭 찌맞춤을 달리해야 하는가?
아주 정밀하게 따진다면 찌맞춤은 변화가 있으 수 밖에 없으므로 달리해야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정답이다.
우리는 오후에 도착하여 케미컬라이트를 끼우기 전까지는 낮낚시를 한다. 그리고 밤낚시를 한 후 날이 밝으면 또 낮낚시를 한다.
그렇다면 찌나 봉돌을 주간용 몇시간→ 교체→밤낚시→교체→아침낚시의 불편한 동작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물의 탁도에 따라서, 또는 수심에 따라서 찌맞춤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찌 하나에 대해 달리 찌맞춤을 해야한다는 주장을 총 망라해보니 찌 하나에 각각 다른 봉돌 17개를 준비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물론 이 때도 각 봉돌마다 '이러이러한 경우 용'이라고 표시해 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각각의 경우마다 납을 깎아내고 새로 찌맞춤 하기를 반복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만약 찌맞춤의 변화를 극히 미세하게 잘 활용하여 케미컬라이트를 사용한다면 불필요하게 찌맞춤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된다.
케미커라이트를 꺾은 후 사용하기 정에 물에 담가 보면 절반은 가라앉고 절반은 물에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케미컬라이트를 찌 끝에 있는 케미컬라이트 꽂이 고무 속에 끼울 때 끝까지 끼우지 않고 케미컬라이트 꽂이 고무 절반 쯤의 공기층을 남겨두고 살짝 끼운 후 다시 수조에 담가 보면 찌맞춤에 크게 변화가 없음을 볼 수 있다.
혹자는 케미컬라이트가 빠져나갈 것을 염려할 수 있으나 살짝만 끼워도 낚시 도중에 케미컬라이트가 빠져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이렇게 케미컬라이트를 꽂은 찌의 찌톱 길이가 케미컬라이트 길이만큼 늘어났다고 생각하고 밤낚시를 할 때 케미컬라이트 끝 부분을 수면과 일치시켜 낚시를 한다면 찌 맞춤의 변화가 극소화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찌맞춤을 다시 하거나 갈아끼우지 않아도 지장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필자 연락처:(062)266-3151
2. 독충이나 뱀에 대비해서 바르는 모기약이나 백반을 준비한다.
3. 보온을 위한 옷을 준비한다(우의로 대체 가능).
4. 물에 손을 자주 씻는 등 물소리를 심하게 내는 것을 금한다.
5. 머리 위 전선이나 나무가지가 있는 곳은 피한다.
6. 급경사나 불안정한 자리는 피한다.
7. 특히 불빛에 주의한다. 8. 자주 돌아다니지 마라.
9. 적당한 휴식을 취하라. 10. 혼자가지 마라.
지구가 돌고 있는 한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시계를 마주보고 서서 초침이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라. 잠시도 멈추지 않고 아주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
밤낚시 포인트
밤낚시를 위해서는 우선 장소 선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출발 전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어신용 케미컬라이트, 줄잡이용 케미컬라이트, 조명기구, 낚싯대 뒷고리, 보온기구, 두터운 옷, 파라솔, 소형텐트, 우의, 바르는 모기약(또는 모기향), 식수, 보온병, 버너, 코펠, 편한의자, 새우 채집망
이러한 장비 및 소도구들은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사전에 손이 닿는 곳에 정리해 두어야 하며, 어둡기 전에 도착을 해서 자리를 정리해야 한다.
밤낚시 준비
수심
수초분포
정숙유지
대편성
찌 세우는 요령
미끼
밤낚시 찌맞춤의 허와 실
자, 이제 우리 자신있게 밤낚시에 임하자. 생활에서 오는 사소한 걱정거리일랑 접어두고 미끼나 채비에 대한 의심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싹 지우고, 차분하게 낚시에 임하여 밤에만 느낄 수 있는 그 밤 찌올림의 환상적인 오르가슴을 느껴보자.
눈높이 상식
***** 밤낚시 10계 *****
1. 조명기구는 꼭 손에 닿는 곳에 놓아둔다.
상대편에 불빛을 비추거나 옆 사람에게 불빛이 가는 것은 가장 큰 실례다.
특히 운전을 해야 한다면 최소한 4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
몸이 아프거나 긴급사태가 생겼을 때 혼자 있을 경우 큰 일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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