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3382)
곤생돌쭌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아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
'연탄재를 함부로 차지 말아라. 당신은 언제 이 연탄재만큼 뜨겁게 누구를 사랑해 봤느냐?'
목마와 숙녀 시: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