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다산과 정조의 만남(풍운지회-風雲之會 본문
다산의 유일한 배경인 정조가 붕어(崩御, 임금이 세상을 떠남)하고
어린 순조가 즉위하며 노론이 정권을 집권하면서 생애 최대 위기를 맞는다.
신유사옥(辛酉邪獄) 천주교 탄압으로 40세에 유배형을 받는다.
1801년 11월 하순 나주 율정점(栗亭店)에서
약전, 약용 두 형제는 기약 없는 눈물의 생 이별을 한다.
둘째 형인 정약전은 흑산도로, 다산 약용은 강진으로.....
강진에 도착한 다산은
먹지도 못하여 동문 밖 주막에 들려 주모한테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니
높은 양반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는 모르겠는데 죄가 미웁지 사람이 미웁겠소 하시면서
방이 하나 있는데 먹여주고 재워줄 테니 부탁을 들어달라고 한다.
당신은 암행어사까지 하신 분이라 배움이 많을 것인데 우리 동네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도 선생님이 없어서 배울 수가 없소. 공부를 가르쳐 주겠소?
다른 건 몰라도 그거라면 하겠소. 흔쾌히 허락하고 골방에서 생각한다.
그동안 정치한다고 책도 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마음껏 책도 보고 글도 써야 되겠구나?
하늘이 내게 내린 좋은기회다 생각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천 리 길을 가족과 헤어져 온 사람이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암행어사 시절 관료들의 부패에 고통받는 백성들의 황폐하고 비참한 현실을 보았고 강진 고을에도
홍안애명(鴻雁哀鳴) 의 슬픈 현실을 지켜 보면서 목민관들의 마음 자세가 이런 상태라면
나라가 망할 것이며 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가와 사회가 유지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어리고 순한 양들이 제 목소리를 다 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그리며
목민관이 지켜야 할 지침서 목민심서(牧民心書) 48권 16책
억울한 백성들이 없도록 하는 형옥에 관한 법정서 흠흠신서(欽欽新書) 30권 10책
정치 사회 경제 제도를 개혁하고 부국강병을 목표로 저술한 경세유표(經世遺表) 필사본 44권 15책
원래 제목은 방례초본(邦禮草本) "미완성작" 등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모든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반드시 대안을 제시하여 실행하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하였다.
주자의 성리학적(性理學的) 해석과 관념의 문제점도 지적,
실학적(實學的)으로 바꾸어 버리고 실천이 없는 철학과 사상은 아무 소용이 없다 하였다.
그리고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학연 학유 두 자식이
잘못될까 걱정하며 수없이 효제(孝悌)를 강조하고 우리 집안이 언젠가 폐족을 면하는
길은 책을 읽고 독서하는 것밖에 없다 하고 수없이 편지를 보낸다.
"짐승과 사람이 다른 점은 사람은 책을 읽을 줄 알고
짐승은 책을 읽을 줄 모른다" 강조도 하였다.
그리고 아버지가 벼슬을 했어도 재산이 없어 물려 줄 것이 없는데 야박하다고 서운해하지 마라.
내가 너희들에게 유산으로 부적 두 글자를 물려 줄 테니 항상 지니고 다녀라.
근검(勤儉) 이다.
이 두 글자는 평생토록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
그 후로 아버지 충고를 마음에 새겨 열심히 독서하여
둘째 아들 운포 정학유는 유명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를 지었고
첫째 아들 정학연은 70세에 이르러 벼슬길에 오르면서 폐족을 면하고
청족(淸族) 으로 회복되었다. 고목에 꽃이 피었다.
손자 때는 도승지까지 벼슬을 하여 8대 옥당의 가문으로 이어졌다.
다산 선생의 감동적인 내용은 벼슬길에 들어서면서
첫날 공직자로써 마음 다짐한 공렴(公廉)이 평생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자기를 모함한 몇 사람만 불편한 얘기를 조금 했을 뿐 국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원망의 목소리는 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나라가 잘 될까 걱정하며
"모든 과학의 원리는 수학에 근본이 있다" 하시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백성들이 수학을 배워야 나라가 부흥된다고 주장하며 75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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