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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いいぶんしょう)

가슴이뛰노라

고운남 2009. 5. 14. 17:33

 

 

 나의 마음은 뛰노라/ w. 워드워즈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나의 마음은 뛰노라.

내 철없던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며

늙어서도 그러하리.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죽으리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의 생애가 자연에 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이어지길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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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드워즈는 1770년 영국의 한 호수지방에서 나서 그의 어머니는 그가 여덟 살 때, 아버지는 열세 살 때 세상을 떠나 결코 유복한 가정환경은 아니었다. 백부의 도움으로 캠브리지 대학을 다닐 수 있었고, 친구가 남긴 유산으로 운 좋게 시 쓰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어 80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계관시인으로 많은 시를 남겼다.

 

 그의 ‘진실로 위대한 자는 하루 한 번 이상 어린아이가 된다‘란 말은 아마도 어른이 되어서도 꿈을 잃어서는 안 되며, 그 꿈이 없으면 위대한 사람도 될 수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이 시의 한 구절인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란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읽혀지며, 한 사람의 성인도 과거엔 아이였다는 시간적 개념을 적용하여 '어른의 습성은 이미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것' 이라는 뜻을 담은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꿈과 동심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하늘의 무지개인데 요즈음은 무지개를 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시인의 가슴을 뛰게 했던 무지개는 우리가 자라면서 더러 보아왔으나 마지막으로 보았던 게 언제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이젠 귀한 광경이 되어버렸다. 워드워즈는 어렸을 적 무지개에 대한 추억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길, 그 때의 순수한 꿈과 가슴 두근거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는 소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신이 더 이상은 홍수로 생명체를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노아에게 보여준 약속의 표식이 '무지개'였다고 하는데, 그러한 소중한 가치들이 스며있는 대자연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시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나이 들어 어른이 되더라도 어린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할 줄 아는 순수한 모습을 주문하고 있다. 사람이면 누구나 하늘의 아름다운 무지개를 바라볼 때에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게 마련이다.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그 꿈과 순수한 마음,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늙어 줄을 때까지 지니기를 소망하는데 과연 우리들의 모습도 그럴까? 어른이 되면서 사라지고 없는 꿈 대신에 헛된 욕망만 수북 쌓인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아름다운 것들에 덤덤해지고, 그 무덤덤함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오히려 애만도 못한 어른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 다른 의미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란 소리를 듣는 건 아닐까. 하여 하루 한 번도 좋고 두 번도 좋고 우리 맑은 어린이로 되돌아가야 하는 건 아닐까.

 

 

AC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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