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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생돌쭌
미완성의 아름다움미완성이라고 하면 누구도 쉽게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미완성이기에 때로는더욱 가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가곡의 왕이라 불리며 마왕, 송어 등을 작곡했던'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는 미완성 작품을 몇 남겼는데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교향곡 제8번 b 단조'의미완성 교향곡입니다.보통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지만슈베르트가 25세에 작곡을 시작한 미완성 교향곡은3악장 중간에서 끝납니다.작곡을 시작하고 요절할 때까지 6년이란 세월이 있었고,그사이 다른 걸작품도 많이 완성한 슈베르트가이 곡을 왜 끝까지 미완성으로 남겼는지는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이 작품은 미완성인 상태임에도완전한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무언가 모자라더라도 낙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완성되고 완전한 ..
쥐에 뿔이 있을까요, 없을까요?물론 없습니다.그런데 왜 사람들은 뿔이 없는 쥐를 보고"쥐뿔도 없다","쥐뿔도 모른다"고 할까요?쥐뿔에 대한 옛날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떤 마을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그는 한가할 때면 윗방에서 새끼를 꼬았는데,그 때 생쥐 한 마리가 앞에서 알짱거렸다.그는 조그만 쥐가 귀엽기도 해서자기가 먹던 밥이나 군것질감을 주었다.그러자 쥐는 그 남자가 새끼를 꼴 때마다 그 방으로 왔고,그 때마다 그 남자는 무엇인가 먹거리를 조금씩주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그 남자가 이웃마을에 외출을 했다가 들어오니자기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안방에 앉아 있지 않은가?그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네 이 놈, 너는 누군데 내 방에 와 있는 것이냐?"그러자 그 남자도 같이 고함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너..
인생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인디언 중 체로키 부족이 있었습니다.이 부족은 강인한 성인이 되기 위해 소년들에게 독특한 훈련을 했습니다.인디언 소년들은 어릴 적부터 사냥하고, 정찰하고, 물고기 잡는 등의 기술들을 배웁니다.그리고 성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일종의 성인식입니다. 이 통과의례를 치르게 하려고 아버지는 아들을 멀리 떨어진 숲 속 깊은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아들의 눈을 가린 채 홀로 남겨둡니다. 그날 밤에 소년은 혼자 밤을 꼬박 지새워야만 합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소년은 가족과 부족을 떠나본 적이 없었습니다.언제나 가족과 부족이 그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었습니다.그러나 이날 밤 소년은 눈이 가리어진 채로 아침 햇살이 비출 때까지 눈가리개를 벗어서는 절대..
흰둥이 강아지시골 장터에서 할아버지가 강아지들을 팔고 있었습니다.흰둥이, 검둥이, 누렁이 등 각자의 생긴 대로이름을 가진 강아지들이 꼬물꼬물 움직이며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그 강아지들을 한참 구경하던 한 여학생이흰둥이 한 마리를 들어 올리며 이 강아지를 사고 싶다고할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아이고. 그 녀석이 왜 여기 끼어있지?그 강아지는 다리가 아파서 팔지 않고 내가 키우려고 해.여기 튼튼한 다른 강아지를 천천히 골라봐."하지만 소녀는 다리가 아픈 이 하얀 강아지를사고 싶다고 계속 말했습니다."그래? 학생, 그럼 돈은 안 받을 테니 그냥 데려가.아픈 녀석 키우기 힘들 텐데 잘 보살펴 주고."인심 좋게 강아지를 준 할아버지는강아지를 안고 걸어가는 학생의 뒷모습을 보고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
겨울을 견디는 힘가을이 깊어지면 밭일도 끝을 향합니다.배추를 뽑고 당근을 캐고 나면 가을 농사도거의 마무리됩니다.그때 농부는 마지막으로 마늘을 심습니다.밭에 이랑을 만들고 마늘 한 쪽씩, 싹이 날 머리를위로 향하게 놓습니다.너무 얕게 심으면 겨울바람에 흙이 밀려 올라와 얼고너무 깊게 심으면 봄이 되어도 싹이 늦게 자랍니다.그래서 언제나 적당한 깊이가 중요합니다.찬 바람이 불고 눈이 쌓여도마늘은 짚 한 겹 덮은 채 묵묵히긴 겨울을 납니다.얼어붙은 땅속에서 어쩌면 맨몸으로바람을 견디는 것처럼 조용히 계절을 버팁니다.그렇게 긴 겨울을 지나면 마늘은 자신만의매운맛을 익혀갑니다.추위를 견딘 시간만큼그 맛은 깊고 단단해집니다.누구에게나 추운 계절은 찾아옵니다.어떤 이는 그 시간에 멈추고 또 어떤 이는그 속에서 단단..
진정한 조각한 덩어리의 대리석이 오랫동안그 자리에 놓여 있었습니다.표면은 거칠고 틈이 많아 누구도 손대려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매일 같은 시간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최고의 미술가인바로 '미켈란젤로'였습니다.그는 망치와 끌을 들고묵묵히 돌의 결을 따라 손을 움직였습니다.하루의 수고가 헛되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지만그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누군가 보기엔 그저 돌을 깎는 일 같았지만,그에게 조각은 돌을 깎아내는 일이 아니라,인내의 시간 이면에 그 안에 숨은 모습을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그렇게 하루, 또 하루가 쌓였습니다.조금씩 돌가루가 흩날리고, 그 안의 형체가서서히 드러났습니다.시간이 흐르고, 거칠던 대리석 속에서한 사람의 형체가 완전히 드러났습니다.그는 새로운 것을 만든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건물 사이, 나무 사이, 그리고 사람 사이.그 안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여백이 있습니다.사람을 대하다 보면그 거리를 맞추기가 참 어렵습니다.너무 가까우면 서로가 부담스럽고,너무 멀면 마음이 멀어져 상처받기 쉽습니다.연구에 따르면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는관계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회사 사람들과는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한 자리 건너 마주 앉을 때가 편하고가족이나 연인에게는 조금 더 가까운 자리가정겹다고 합니다.하지만 그 거리도 늘 일정하지는 않습니다.때로는 멀어지기도 하고, 다시 가까워지기도 하면서우리는 서로를 조금씩 알아갑니다.가끔은 멀리서 봐야 보이는 마음이 있고,가까이에서야 들리는 진심도 있습니다.결국 사람 사이의 온도는그 간격에서 생겨납니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