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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FAMILY.かぞく)

아버지

고운남 2009. 9. 2. 12:23

 

 

 

 

 

 

 

 

 

 

 

아버지

보리밭에 일렁이는 바람이었다가

나락밭에 서걱이는 빗방울이었다가

 

만대산에 내려앉은 구름이었다가

무지랫봉에 떨어지는 노을이었다가

 

박둑거니 솔밭길을 걸어오는 햇살이었다가

둔주포 장터에서 돌아오는 저녁불빛이었다가

 

뒤란 대숲속에잦아드는 기침소리었다가

알듯모를듯 이어지는 잠꼬대였다가

 

배나무골 산밭 흙속에 앉아계시네

푸짐한 달빛되어 앉아계시네

 

(이형권시인인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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