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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열까지 세라

고운남 2025. 1. 5. 09:46

사람은 화가 날 때 분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화를 전혀 낼 줄 모르는 사람은 무언가가 부족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화를 내는 상대는 보통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입니다.

엄마, 아내, 남편, 자식 등 사랑하는 사람이 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화를 참지 못할 때 내 소중한 것이 조금씩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학자에게 골칫덩이 제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에 비해 현명하고 이해력이 높아

스승의 가르침을 금세 습득하는 뛰어난 제자였지만

한 가지 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면 금방 흥분하고 자제를 하지 못해

다른 사람과 주먹 다툼이 끊이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고민하던 스승은 어느 날 그 제자를 불러 나무 상자 하나를 제자에게 맡겼습니다.

"상자 안에 든 물건은 오래전부터 우리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도자기가 들어있다.

너는 내가 누구보다 믿고 아끼는 수제자이니 한 달 간 그 도자기 상자를 맡기려고 한다.

한 달 동안 그 도자기 상자를 절대로 몸에서 놔서는 아니 될 것이다."

존경하는 스승의 보물을 보관하게 된 제자는

한 달 후 다시 도자기를 돌려주었습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은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도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참었는데 그 연유가 무엇이냐?"

"혹시 싸움이 벌어지면 품속에 잘 보관했던 

스승님의 보물이 깨질까 두려워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참을 (忍)’을 종이에 크게 써서 주며 말했습니다.

“칼날 인(刃) 자 밑에 마음 심(心) 자가 놓여있다.

너의 마음속에는 이 도자기를 보관한 상자보다

훨씬 무겁고 날카로운 칼날이 있다.

이러고도 네가 깨닫지 못한다면

그 칼날이 너를 심하게 찌를 날이 올 것이 분명하니 내 심히 두렵구나."

스승의 깊은 사랑과 진의를 깨달은 제자는

‘참을 인(忍)’이 써진 종이를 항상 몸에 지녔고

이후로는 술을 먹더라도 경거망동하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참을 인(忍)의 칼날은 참지 못하는 자를 가장 먼저 찌릅니다.

하지만 그 칼날을 잘 사용하면 온갖 미움과 증오 그리고 분노까지도 잘라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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