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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いいぶんしょう)

9월

고운남 2022. 9. 29. 15:20

9월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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