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낚시터에서 본문
다시 그 나이가 된다면..
궁핍이라 할까 아니면 빈곤이라 해야 하나
중년의 취미로는 해결되지 않는 이 공백을
열병이라 말할까
홍역처럼 저 홀로 발열하여 피를 저리게 하는 것을
그릇 가에 남는 소금기처럼, 구체적으로 누가 그리운 건 아니지만
다만 중년 낚시꾼 옆, 자리의 선명한 부재가 쓸쓸할 뿐이다.
낚시 텐트에 누운 채로 고물 라디오 볼륨을 높인다
베빈다의 아마데우가 구슬프게 폐부를 찌르며 깎아놓은 감자처럼 변색한 내 심장을 관통한다.
아리고 아려 더 이상 음악을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비스듬히 누어 있던 몸뚱이를 일으켜 코펠에 물을 끓이려고 라이터를 켠다
마음을 아리던 시간들이 처절하게 부서져 내린다.
빗방울이 텐트 지붕을 때리다 미끄러져 내리고 봄 소나기는 마음을 앞질러 간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아버린 나이에
좀 더 젊었을 때 경멸하고 외면했던 것들을 사랑하게 될 줄이야
다시 그 나이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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