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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いろいろ)

솟대

고운남 2014. 1. 12. 10:35

 

솟대

 

   나는 나무오리예요

 

   다른 친구들처럼

   물 속을 헤엄치지도 못하고

   꽥꽥 소리내지도 못하지만

 

   하늘 닿는

   긴 장대 끝에 앉아

 

   바람을 만나면

   뱃사람들 이야기 들려주며

   너무 세계 불지 말라 부탁하고

 

   비를 만나면

   농사짓는 사람들 이야기 들려주며

   너무 많이 내리지 말라 부탁하고

 

   별을 만나면

   아이들 가슴에 반짝반짝

   따뜻한 별 하나씩

   품게 해 달라 꼭꼭 부탁해요

 

   - 박예분(1964~)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솟대의 나무오리는 마을을 지켜주는 지킴이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솟대를 세우고 흥겹게 농악을 하며 한 해의 풍년과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빌었다. 솟대의 나무오리를 보고 있으면 정월 대보름에 오곡밥을 먹던 일이며 농악 소리며

 휘영청 밝은 달밤에 달집을 태우고 쥐불놀이하던 일들이 떠오른다.

 긴 장대 끝에 나무로 깎아 올려놓은 나무오리가 바람과 비와 별을 만나 소원을 비는 모습이

 참 예쁘다. 금방 하늘로 날아오를 것처럼 앉아 있는 나무오리는 희망의 새일 것이다.

 하늘 닿는 긴 장대 끝에 나무오리가 앉아 있어 올해도 풍요로운 한 해가 될 것만 같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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