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생돌쭌
한여름 대물밤 낚시(펌) 본문
한여름밤 대물낚시 기법
<포인트 가까이 물에 바싹 다가 앉아 짧은 대를 펴지 말고 멀리 떨어져서 긴 대를 폅니다>
열대야 낚시
여름에는 열대야 시기에 가장 덥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이고 불쾌지수가 80% 이상인 때입니다.
이런 날씨에서는 낚시하기가 참 까다롭습니다. 평상 시와는 전혀 다른 조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열대야에서 밤낙시 조황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낮동안 뜨거워진 표면층의 물이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서 식어지면 밑으로 내려가게 되어 대류가 일어나게 되는데 밤이 되어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니 따뜻한 물이 그냥 그대로 표면층에 머물게 됩니다.
따라서 대류가 일어나지 않으니, 즉 물이 돌지 않으니 고기들도 꼼짝하지 않으려 합니다.
고기들이 움직여야 비로소 먹이를 찾아 먹는데 미끼에 다가와서도 먹으려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밤새 찌가 말뚝이 되기가 십상입니다.
이런 열대야에서는 떡밥낚시라면 하루중 가장 기온이 낮은 새벽 3시~5시 사이에 잠깐동안 입질을 하기도 합니다. 기온과 수온 간의 온도차가 가장 클 때이므로 미미하나마 대류가 일어나서 고기들이 먹이를 취합니다.
대물은 물가에
그런데 대물은 좀 다릅니다. 대물은 변칙왕이기 때문입니다.
열대야에서 잔챙이는 꼼짝하지 않더라도 대물은 종종 초저녁에 해 지자말자 물가의 따뜻한 물이 있는 곳으로 다가 나옵니다. 수초가 없는 맨 땅으로도 나오는데 수초가 있으면 조금은 더 안심하면서 나옵니다. 따라서 낚시하기에는 수초 있는 곳이 유리함은 당연합니다.
반드시 물가가 아니더라도 상류대의 물 속에 불쑥 올라온 턱 윗자리로도 곧잘 올라 붙습니다. 즉 수심이 얕은 데가 수온이 높고 주로 그런 데에 먹을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어림없는 그런 자리인데도 밤에는 뭘 찾아 먹겠다고 과감하게 올라 붙는 것입니다.
<위는 땟장수초 속에 붕어를 방류한 것입니다.. 물고기는 낮에 이렇게 얕게 나오지 않습니다>
달이 없거나 그리 밝지 않은 날에 이렇게 해 보세요.
해가 진 후에 저수지에 도착했으면 얕은 수초자리를 찾아 처음부터 물가로 다가가지 말고 멀찍이 떨어져서 몸을 낮추고 기다려보면 물 가장자리에서 뭔가 물소리가 나즈막하게 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갑자기 랜턴을 물가에 비추면 대물들이 놀라서 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푸다다닥! 좌르륵!
그래서 초저녁부터 수온이 변화하는 12시 경까지는 3칸 이상 긴 대에다가 새우를 꿰고 수심 1m 이하 정도에다 던집니다.
던져보고 1m 이상으로 좀 깊으면 더 얕은 곳까지 채비를 끌어다 놓아야 합니다.
수심이 50cm도 좋고 찌다리하고 봉돌이 서로 끌어 안고 있어도 좋습니다. 바늘만 자유스러우면...
적어도 이 시간에는 1.5m 이상 되면 일단 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비를 끌어다 놓으면 원줄이 느슨해 지는 것이 탈인데 그래서 대를 옆으로 비스듬히 칩니다.
보통은 대를 정면으로 쳐서 보기좋게 정렬해 놓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 쪽 옆으로 비스듬히 물가에 붙여 찌를 던져 놓는 것입니다.
그럼, 아예 짧은 대로 정면으로 치면 되지 않는가?
누가 그걸 몰라서 안 하는게 아닙니다. 수심이 얕으니까 대물이 그믐밤에도 사람이 움직이는 걸 빤히 보고 있습니다. 인기척을 안 나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별빛 등에 의해 사람의 밤그림자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긴대를 써서 채비를 최대한 멀리 두자는 것입니다. 3칸대 이상이 적당합니다.
땅낚시?
긴 대를 정면으로 펴서 물 가장자리에 미끼를 넣으려면 할 수 없이 사람은 물가에서 멀찌기 떨어져 앉아야 합니다. 그러면 낚싯대의 대부분이 땅 위에 놓여 있는 모양이 됩니다.
이 때에도 편리하게 짧은 대를 펴지 않는 이유는 고기와 어쨌든 거리를 멀리 하고자 함입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 경우는 다소 드뭅니다만 한쪽 옆으로 비스듬히 대를 칠 수가 없는 포인트에서 이 방법으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가에 바싹 다가 앉아버리면 대물은 밥상이 차려진 수초밭으로 들어 오지 않고 멀리서 서성거리다가 들어가 버립니다.
그럼 붕어가 언제 들어가는가?
다음 설명을 보세요.
여우가 사라지듯이
밤이 깊어질수록 높던 수온도 조금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물가에 머무르던 대물은 수온 변화에 따라 여우가 사라지듯이 조금 깊은 곳으로 빠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초저녁부터 12시경까지 물가에서 찌를 째려 보다가 입질을 못 받았으면 새벽까지 기다리지 말고 이제는 미끼를 좀더 깊은 수심에다 넣습니다.
실제 대물은 이 시각보다 빨리 빠집니다.
수심은 2m를 넘으면 어렵습니다. 1.5m가 최대 수심이라고 아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1) 불이 없어야 합니다.
불이 없어도 새우를 손가락 감각 만으로 꿸 수 있습니다.
즉 적당한 크기의 새우를 골라 손으로 딱 쥐어보고 뾰족한 침을 먼저 찾으세요. 그게 대가리이고 손톱처럼 매끈하게 느껴지면 그게 등입니다.
담배 불빛도 정면으로 가지 않도록 하고 라이터도 조심스럽게 켜야 합니다.
미끼 확인을 위해 채비를 거둬 들일 때도 홱 채지말고 대를 천천히 들어야 합니다. 케미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면 붕어는 엄청 놀랍니다. 케미 보고 놀랜 붕어 솥뚜껑 보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채비를 손에 잡은 후에도 찌가 흔들려서 케미가 팔랑거리지 않도록 낮춰야 합니다.
그래서, 아직 미끼가 달려 있을까 ? - 미끼를 확인하려고 대를 들었다놨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미끼가 따 먹혔다고 여겨지더라도 다른 낚싯대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그냥 두는게 좋습니다.
미끼를 교체할 때는 미루었다가 일제히 갈아주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낚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기다림이 시작되는 겁니다. 기다림의 시초는 항시 한심합니다.
(2)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비닐봉지 부시럭, 발자국 우지직... 그래서 움직이지도 말아야 합니다. 몸에 거미줄이 쳐질 정도로 꿔다 논 보리자루나 바위가 되어야 한다면 너무 무리한 주문이 될까요?
전자 라이터의 딱! 소리는 온 저수지에 퍼집니다.
(3) 낚싯대를 너무 많이 펴지 마세요.
휘황찬란한 케미불들이 시퍼런 방어벽처럼 되어서 미끼 가까이 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찌와 찌 사이의 간격은 최대한 벌려 주세요. 케미불 하나가 외로이 있도록...
케미를 낮에 미리 꺾어 놓는 것도 가능한 어둡게 유지할려는 꾼의 몸부림(?)입니다.
(4) 현장에는 낮에 도착해야 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는 미끼를 제 자리에 던져 놓아야 합니다. 대물은 입질은 정작 밤 늦게 하더라도 해가 지자말자 식사하러 나올 준비를 합니다. 먹이 냄새가 어디서 나지? 이 시간에 소란스럽고 불 비추면서 못 나오게 해 버리면 말짱 꽝입니다.
대물은 돌아 다니다가 우연히 미끼를 보고 다가 오는 게 아니고 미리부터 나올 준비를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대물이 다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낚시에 빠져있다 보면 밤 12시까지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립니다.
미끼
새우, 참붕어, 콩, 옥수수, 떡밥 등을 저수지 정보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특히 새우인 경우에는 등 반대편의 배에다 바늘을 찔러 입쪽으로 꿰면 배꿰기, 매끈한 등을 뚫어 목덜미 위의 딱딱한 데로 나오게 하면 등꿰기.
속전속결에는 배꿰기가 낫습니다. 그러나 바늘에서 잘 빠집니다.
입질 없을 때 껍질을 까기도 하는데 통째로 안 먹을 대어가 속살에도 입질하지 않더라는 것이 경험입니다. 원천적으로 그날의 물때가 좋지 않으면 모든 미끼에 대해 먹는 자체를 지극히 조심스러워 하기 때문입니다.
이왕 중치급은 반기지 않으려면 통째로 해 놓고 버티는 것이 정석입니다.
저수지 선정
위와 같은 기법으로 낚시하면 늘 대어가 낚이는 건 아니겠죠.
가장 먼저 대어가 우글거리는 저수지를 선정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며 그 날의 물때와 수위 상황 등이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그날의 날씨에 따른 수온이나 바람, 기압 등에 의해 대어가 물가에 까지 바싹 다가 나오는 날이어야 합니다. 저수지 물을 빼고 있을 때도 그 양이 매일 일정하게 적으면 대물낚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 낚시꾼이 수온 보고 바람 보고 기압 살피고 낚시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상 저수지만은 철저하게 사전 정보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과연 어떤 정보냐?
그 저수지에 나 말고는 인기척이 나지 않는 게 가장 좋습니다. 다른 낚시꾼이 좀 떨어져 있어도 소리와 빛의 영향을 받는 포인트라면 대물낚시만은 실패로 끝나기 일쑤입니다.
무더운 여름에 땀 삘삘 흘리면서 간신히 대 편성을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다른 낚시꾼들이 왁자찌껄 몰려 들면 처음부터 어렵게 됩니다.
또 친구끼리 같이 출조하여 서로 가까이에 자리 잡는 경우도 그러합니다.
일단 양옆 시야 범위 내에서 인기척이 없어야 하고 정면으로도 빛이 오지 않아야 합니다.
동네 가로등이 비친다든지 가까이 차가 왕래한다든지 지나가는 차 불빛이 수면을 비추는 곳, 심지어 마을의 개가 자주 짖는 곳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척사냥꾼들이 숨겨진 처녀지들만 쉬쉬하고 입소문하여 파고 드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월척 조행기를 보고 왜 저수지 이름도 밝히지도 않으면서 약만 올리느냐고 하지만 대물 저수지를 선정하고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 이렇게 까다롭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