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いいぶんしょう)

내스물살 때-장석주

고운남 2009. 10. 19. 12:37

                                                                                             

 

 

참 한심했었지, 그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하는 일마다 실패투성이었지

몸은 비쩍 말랐고

누구 한 사람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지

내 생은 불만으로 부풀어오르고

조급함으로 헐떡이며 견뎌야만 했던 하루하루는

힘겨웠지, 그때

구멍가게 점원자리 하나 맡지 못했으니

 

 

불안은 나를 수시로 찌르고

미래는 어둡기만 했지

그랬으니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바닷속을 달리는 등푸른 고등어처럼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으니, 산책의 기쁨도 알지 못했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줄도 몰랐고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 는 따뜻한 말을 건넬 줄도 몰랐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무지로 흘려보내고

그 뒤의 인생에 대해서는

퉁퉁 부어 화만 냈지